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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19일 금요일

가치사슬

 * 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장난삼아 작성 되었으며, 본 블로그의 게시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서도 믿으시면 안 됩니다.




안타깝게도 오늘 할 이야기도 좀 재미없습니다.

















세상은 마치 사슬과도 같은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역사적,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학문적, 인적 등등등등 세상은 수 많은 사슬이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형태지요.


비단 인간만 그런 게 아니라 생명체면 모두 사슬 속에서 살아갑니다.


가장 유명한 사슬이 바로 '먹이사슬'이죠.



그림 1















그런데 세상이라는 사슬을 이루는 각각의 고리는 그 모양과 강도가 제각각 각양각색입니다.


상품으로는 명백한 불량품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사슬이라는 'QC를 거친 상품'을 보면서 세상을 판단하는 건 위험합니다.


자연에서 동등한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미-중 패권다툼은 본질적으로 이 사슬들을 어떻게 재편하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지금 세상이라는 사슬을 새로 구축하는 중요한 역사적 과정에 있는 겁니다.


이 과정이 지나고 나면 세상은 지금까지와 다른 세상이 되는 것이지요.




그림 2















요즘 핫한 쿼드와 쿼드 플러스 역시 이 맥락 하에서 이뤄지는 군사적, 안보적 사슬들의 재편을 뜻합니다.


우리는 어제 있었던 미국과의 2+2 협의체에서 '지금은 새로운 사슬체계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고요.

(참고기사: 北 비핵화·中 견제 빠진 한미 '2+2 회담', https://www.sedaily.com/NewsVIew/22JUV42EZV)


문제는 미국이 재편하고 싶은 사슬이 군사적, 안보적 사슬에만 국한 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림 3






















미국이 지금 무슨 생각으로 움직이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가 먼저 보아야 할 것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입니다.


'패권' 하면 군사적 의미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패권을 장악하려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경제입니다.


군사는 경제적 패권을 차지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고요.


지도에서 미국이 배제 된 독자적 경제권을 형성 하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읽히십니까?




그림 4












미국이 하려는 것도 이와 비슷합니다.


중국이 선빵 친 이상, 미국도 중국이 배제 된 새로운 사슬(=세상)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미국은 중국보다 군사력이 강하다는 것이죠.


결국 최근 미국의 외교 본질은 쿼드가 아니라 '중국이 배제 된 새로운 경제권 구축'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군사는 경제를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림 5















기존 경제사슬에서 중국의 별명은 '세계의 공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제사슬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러프하게 보면 이렇습니다.


'제 3세계에서 생산 된 원료를 가지고, 한국과 일본 같은 극동아시아 국가들의 기술과, 중국의 노동력으로 상품을 만들어서, 미국과 유럽이 소비하는 것'


이를 국제분업체계라고도 하고, 글로벌 밸류체인(Global Value Chain, GVC)이라고도 합니다.


10년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이런 모습일까요?




그림 6























대부분의 전문가 예측은 '그렇지 않다' 쪽입니다.


시진핑이 급사 하고 새로운 덩샤오핑이 등장하지 않는 한요.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하 TPP)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트럼프가 깽판 친 TPP를 바이든이 재추진 하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남미의 자원을 극동아시아의 기술력으로 동남아에서 상품으로 만들어서 미국이 소비' 하겠죠.




경제학에서 말하는 중국과 동남아의 노동숙련도 차이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 변화의 원인은 '중국의 패권 도전'이지, '중국제 상품의 가격/품질경쟁 패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이 변화는 경제학적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정치적 이유의 의도적 개편입니다.


참고로 우리는 쿼드 플러스 가입을 무시 했듯, TPP 가입 역시 외면하고 있지요.














지도 보면 답이 나오는데, 국익만 놓고 보면 일본은 문재인을 싫어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한국이 TPP에 가입한다면 일본은 기술제공의 대가를 반띵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좋아하기 힘들다는 건 십분 이해 합니다만.







미국이 지금 하고 싶어하는 건 어떻게 보면 일종의 QA, QC 입니다.


최소한 군사, 안보, 경제 영역에서 만큼은 빨간 고리처럼 생긴 녀석들을 골라내겠다는 거죠.


관련하여 참고기사를 하나 소개 합니다.


참고로 기사 제목에 언급 된 두 장관이 바로 이번에 방한 했던 사람들이지요.


https://www.voakorea.com/korea/korea-politics/force-multiplier-alliance-network




기사 내용을 축약해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전력승수'(Force Multiplier)란 임무 달성률을 높일 수 있도록 전투부대에 투입하는 추가역량으로, 각 요소들의 연결망 통합이 핵심전제인데, 미국은 전력승수의 개념을 동맹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즉 기존 역내 양자동맹 기반에서 탈피해 다자적 구조에서 각 동맹과 우방들이 유기적 역할 분담을 맡아 기능하도록 추진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추구하는 다자적 연결망 구조는 일부 연결된 교점(Node)의 안보 취약성이 전체적 안보 위험 확대로 번질 수 있으며, 전력승수 개념이 향후 군사 부문을 넘어 경제, 외교, 안보로 확대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안보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는 동맹일수록 향후 군사부문뿐 아니라 대외 경제정책 등을 둘러싼 정보공유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내용발췌, 출처: https://www.voakorea.com/korea/korea-politics/force-multiplier-alliance-network)




다시 말해 미국은 군사, 안보를 뛰어넘은 여러 분야에 새로운 사슬을 만드는 중이며, 이 사슬에 끼어들 수 있는 고리는 미국의 QA, QC를 통과 한 고리 뿐이라는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동맹국 중 신뢰도를 충족하지 못한 국가들에 대한 배제 가능성까지도 언급하고 있지요.


다시 말해 미국이 최상층에서 다른 나라들과 1:1로 지휘 하던 것을, 앞으로 통합지휘모델로 일원화 하고, 각 동맹은 투명하게 재량권을 발휘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정보는 동맹국들에게 모두 공개 되는데, 그 중 중국이 우회적으로 정보를 획득 할 가능성이 있는 루트가 있다면, 그 루트가 있는 국가는 기존에 동맹이었더라도 새 체제에서 배제 됩니다.


미국의 동맹도, 국제 경제도 이중트랙 형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그림 7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은 입버릇처럼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을 외쳐왔습니다.


때문에 한국인 대다수는 우리가 중간에서 이점만 쏙쏙 골라먹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지요.


전쟁 중인 두 국가 사이에서 무기를 파는 상황이 전혀 아닌데도 말입니다.


저런 인식이 남아 있는 한 우리는 새로운 사슬 속 고리가 되지 못 합니다.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 이 아니라 '경제도 미국, 안보도 미국' 입니다.




두 번 강조하지요.


'경제도 미국, 안보도 미국' 입니다.






<출처>


그림 1 - https://image.freepik.com/free-vector/broken-chain-illustration_1284-9327.jpg

그림 2 - 뉴스1, https://www.news1.kr/

그림 3 - 연합뉴스, https://www.yna.co.kr/

그림 4 - 뉴시스, https://www.newsis.com/

그림 5 - 연합뉴스, https://www.yna.co.kr/

그림 6 -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

그림 7 - 서울신문, https://www.seoul.co.kr/, 2017.3.12,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댓글 5개:

  1. 우리 정권이 가진 외교적 편향성을 제외하고 본다면,

    현재 세계 제조업 체인 중 굵직한 하나가 대략 미국과 유럽의 원천기술과 제조장비 및 소프트웨어, 일본과 대만의 부품소재, 한국의 반제품, 중국의 완제품, 미국과 유럽의 소비로 이어집니다. 꼭 이렇다는 건 아닌데, 각 국가의 주요 산업은 대략 위와 같지요.

    우리나라는 원천기술, 제조장비, 소프트웨어, 부품소재 경쟁력이 떨어지고, 완제품 생산국으로도 전성기는 지났기 때문에 한한령 당하고도 중국에서 빠르게 발을 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이긴 한데요.

    검찰개혁적인 문제 중 하나가 아직 아무도 중국을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동남아나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거라는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누가 진짜로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제 생각에 우리나라는 중국에 반제품을 수출하는 산업구조 자체를 혁파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지금은 입장 자체가 불리하고 불안정한 겁니다. 문제는 치열한 창조적 파괴를 동반하는 시프트가 선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결국 외부충격을 겪고 대미지를 입으면서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상황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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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글로벌 밸류 체인 구조는 말씀 하신 것이 훨씬 더 정확합니다. 제 입으로 이런 말 하면 좀 그런데요...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의도적으로 설명을 좀 뭉뚱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제 블로그가 시사/경제까지 다루는 블로그가 아니라 정치 블로그를 표방하는 것과도 맥이 닿아있습니다.

      저는 어떤 일이 가져올 효과에 대해 여러 방향에서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근래 한국어 사용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상상을 글로 옮기는 것이 대게 금지 되어있습니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펼쳐 놓고 싶은데, 그게 '정치병'이라는 공격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으니까 블로그를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블로그는 태생적으로 문제가 좀 있습니다;; 정치글이 허용 된 커뮤니티에서도 자유롭게 못 쓰는 글 위주로 쓰고 있으니까요. 정확성을 추구하는 예측이나 분석 보다는 일종의 설레발에 더 초점이 있다고 할까요?;;




      해양장미 님께서 늘 '미국은 중국의 허파에 바람을 넣어 띄웠다가 추락사 시킬 예정이고, 이 전략을 쓰면 중국이라는 열기구가 드리운 줄에 몸이 엮여있는 국가들은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런데 한국은 너무 엮여있다.' 이런 뉘앙스의 말씀을 주셨지요. 저 역시 이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미국이 중국이라는 열기구에 아직 열을 공급해주는 이유의 기저에는 '아직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는 국가가 없다'는 현실이 깔려있을 거라 생각 했고요.(이 때문에 저는 미국이 상당히 자신 있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의견은 한 번 여쭙고 싶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소련 전성기에 비해 중국은 무섭지 않은 상대라고 보고 있다 생각하는데요.) 제 생각에도 한국은 이 상황을 대미지 없이 지나갈 수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이게 제가 차기 정권이 차차기 정권을 잉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근본 원인입니다. 포스팅 순서 상 앞서 자세히 설명은 안 했지만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헛바람이 잔뜩 들어서 잘못 된 정책만 펴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결과론적으로 보면 박근혜 정부 때부터 우리 전략은 잘못 됐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지금의 불안정한 입장은 근본적으로 밸류체인상 우리가 담당한 역할이나, 동남아나 인도의 제조역량이 중국을 못 따라간다는 데 있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지난 10년 간의 오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어찌보면 뻔했던 게 중국이 크면 미국이 밟으려 들지 않을 리가 없지요. 소련도, 일본도 손 봤는데 중국이라고 예외겠습니까?

      문재인은 말로만 신남방정책을 떠들어 댈 것이 아니라 정말로 혁신적인 신남방정책을 폈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검찰개혁적으로 그러실 분이 결코 아니십니다만. 더파이팅이라는 만화에 나오는 일보의 카운터 파훼법처럼, 중국에게는 빨리 맞을 수록 덜 아프게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인데, 이 방법은 제약도 많고, 리스크도 많아서 쉽게 고를 수 있는 길도 아닐 것 같긴 합니다. 문재인 이후의 한국은 대시 낌새만 보여도 정부가 국익은 뒤로 한 채 반중 최전선에 나선다고 언론, 시민단체, 국민들까지 나서서 두들길 수 있는 나라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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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중공은 미국에게 옛 소련보다는 현저하게 덜한 위협이기도 하고, 소련과는 달리 장기적으로 협력하던 대상이라 바로 끊어내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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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동감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문재인 시기에 출구전략을 잘 짰어야 했는데, 위수문동께서는 그럴 마음이 1도 없다는 게 검찰개혁적인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위수문동 시기에 해야 할 일들을 위수문동께서 단 하나도 안 하신 게 한국에 닥칠 위기의 검찰개혁 중 하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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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워어어 해양장미님이 댓글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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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2)

* 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장난삼아 작성 되었으며, 본 블로그의 게시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서도 믿으시면 안 됩니다. 출처: KBS,  http://news.kbs.co.kr/ 해당 표를 20대 남자 입장에서 제 나름대로 분석해보는 '이남자&...